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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유학자들의 자발적인 진리 탐구에 힘입어 복음의 진리가 이 땅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220여 년이 지났다. 초창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천주교와 개신교를 막론하고 한국의 모든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이 담긴 성경은 신앙의 규범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하며, 성경을 공부하고 그 가르침을 실천함으로써 자신들의 믿음을 키워 나가는 데에 열성을 다한다. 그런데 그리스도교 신앙의 규범은 성경만이 아니다. 믿는 이들의 거룩한 전통인 성전(聖傳)도 성경 못지않게 중요한 규범이다. 이 성전은 믿음의 스승들이 남겨 놓은 수많은 문헌을 통하여 영구히 전수된다. 그 가운데 원초적이요 중요한 문헌으로 구약성경과 직결된 유다교의 랍비 문헌들과 신약성경과 직결된 그리스도교의 교부 문헌들이 꼽힌다. 이 성경과 성전을 서로 다른 시대와 지역의 문화와 사상에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곧 신학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어떤 지역과 문화에서 나온 특정 신학을 공부하기에 앞서서, 또는 한 나라와 민족 고유의 신학을 창출하기에 앞서서 우선해야 할 작업은 성경과 성전의 진지한 탐구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원어로 된 신구약성경의 우리말 번역은 1977년에야 이루어졌다. 대한성서공회 주도 아래 천주교와 개신교의 성경학자들이 공동 작업을 거쳐 내놓은 공동번역 신구약성경이 그것이다. 그러나 원어 성경 이외에 유다교와 그리스도교 신앙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큰 구실을 한 다른 고대어 성경들의 우리말 번역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성경과 더불어 그리스도교 신앙의 다른 원천인 성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수백 권이 넘는 유다교의 랍비 문헌들과 수천 권이 넘는 그리스도교의 교부 문헌들은 가끔 인용만 될 뿐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번역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그리스도교 신앙의 원천인 성경과, 랍비들과 교부들의 문헌을 이 땅에 소개하는 작업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는 그리스도교 원천의 중요성에 대한 한국 교회의 인식 부족이다. 우리 교회는 성전 건립과 건물의 증축, 신자수의 증대, 사회사업 확대 등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외적 성장에 치중하는 반면, 긴 안목으로 신앙의 유산을 탐구하고 계승 발전시켜 신자들의 영적 양식과 삶의 지표를 마련해 주는 내실의 확립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기초의 부실은 한국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서 나타나는 일반 현상이기도 하다. 둘째는 언어의 장벽이다. 앞에서 언급한 여러 고대어 성경과 랍비 문헌과 교부 문헌들을 해설하고 우리말로 정확하게 옮기려면, 히브리어와 아람어, 그리스어와 라틴어는 물론이고 오랫동안 잊혀졌다가 금세기에 재발견된 고대 근동어들도 올바로 익혀야 한다. 이런 일은 오랜 세월을 두고 출중한 인력과 막대한 재력을 투자해야
가능하다.
한님성서연구소는 그리스도교의 원천이요 그리스도인 신앙을 떠받치는 기둥과 대들보인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구약과 연결된 유다교 랍비 전통과 고대 근동 문헌,신약과 연결된 그리스도교 교부 전통을 탐구하고 전하는 데에 전력 투구하고자 한다. 그리고 한님성서연구소를 가꾸는 이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담은 이 성경과 성전에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가, 그 깊은 뜻을 깨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이 일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유·불·선의 종교적 심성을 지니고 직관과 종합을 중요시하는 한국인들이 서구의 낯선 신학과 까다로운 용어, 개념을 거치지 않고도 그리스도교의 보편 진리에 곧바로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한님성서연구소는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사업을 펼치고자 한다. 본 연구소는 초대 한국교회 선조들의 빛나는 모범을 따라 하느님 말씀에 온전히 투신할 평신도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인재들이 양성되는 대로 성경 언어를 익히는 데에 바탕이 되는 히브리어·그리스어 사전 편찬과 문법서 및 학습서를 발간하겠다. 또 성경 본문의 올바른 이해를 돕는 칠십인역을 비롯한 고대 번역본 성경들을 우리말로 옮기겠다. 그리고 구약성경의 사상적 배경과 역사적 맥락을 밝혀 주는 고대 근동 문헌·유다교의 랍비 문헌·유다 사상가 필로와 역사가 요세푸스의 저서·동방 그리스도교 문헌·신구약성경의 각종 외경 문헌과 그리스도교 사상에 기초를 놓은 교부들의 성경 주석을 우리말로 옮기겠다. 또한 신·구약 중간시대를 장식하는 유다교의 묵시문학과 사해문서들의 번역도 시도할 것이다. 이런 문헌들에 대한 지식은 성경과 성전의 올바른 이해에 반드시 필요하다.
무릇 기초를 놓는 사업은 무척 고단하고 그 결과가 쉽고 빠르게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일에는 오랜 세월 인내와 끈기, 막대한 인적·물적 투자가 필요하다. 이제 한님성서연구소는 새로운 천년기와 희년을 준비하는 한국 사회와 교회 안에 그리스도교 사상과 신앙의 원천을 밝히는 일에 작은 씨앗을 뿌린다. 우리는 뿌리는 사람이지 거두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요한 4,37), 우리가 뿌리는 씨앗의 결과를 다 보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주님의 사업이니 그분께서 꼭 도와주시리라는 믿음과 희망을 품고 오늘 기쁘게 한님성서연구소의 창립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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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8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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